최근 기묘하게 신경을 긁으며 우울한 마음을 갖도록 만든게 노예적인 내 자신때문인지는 미처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나 자신을 찾아가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내가 미처 누군가에게 대등하게 인간 대 인간으로서 주체적으로 행동할 내 모습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굉장히 절망적인 기분이 되었다. 그걸 어렴풋이 최근에 들어서 정신을 차리면서야 들기 시작했고 애써 아니라고 생각하며 정확히 짚어내지 않고 그저 우울해하고만 있었는데 이제서야 번쩍 정신이 든다.
아.....내가 이 공간을 벗어나는걸 두려워하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내 아늑하고 편안했으며 즐거웠던 이 시공간안에서 나와서 저 밖에 있는 현실세계에 발을 내딛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렇게나 두려워하고 있는줄 몰랐다. 가상공간속에서 허우적대며 내가 얼마나 얼빠지게 지내고 있었는지 새삼스레 깨달으니 허무하고 허탈하고 우울하고 그렇다. 아.................. 어쩌면 좋을까?